8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4월(-7억9000만 달러) 적자 이후 5월(19억3000만 달러)에 이어 2개월째 흑자다. 다만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24억4000만 달러 흑자로, 작년 같은 기간(248억7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당초 한은 전망치인 16억달러 적자보단 양호한 수준이지만 지난 1월(-42억1000만 달러)과 2월(-5억2000만 달러)의 기록적인 적자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경상수지는 무역ㆍ서비스ㆍ소득 부문을 통틀어 얼마나 벌었거나(흑자) 잃었는지(적자)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 나라의 ‘실수입’을 보여주기 때문에 국가별 기초체력을 따질 때 중요한 잣대가 된다.
서비스수지는 26억1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달(-5억9000만 달러)이나 직전 5월(-9억1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훨씬 커졌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12억8000만 달러로 1년 전(-6억5000만 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커진 영향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외국인 입국자 수가 계속 늘고 있지만 7월에 하계휴가 요인 때문에 해외 출국자 수가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서비스수지 적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법인 등으로부터 받는 배당이 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48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해외 자회사가 거둬들인 이익을 국내 본사에 배당할 때 현지에서 세금을 내면 국내에서 또 과세하지 않아도 되도록 법인세를 개편한 덕분에 한국 기업의 ‘자본 유턴’이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연간으론 240억 달러 흑자를 예상해왔다. 신 국장은 “어려운 대외 여건하에서도 상반기 경상수지가 1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지난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흑자 규모가 줄었지만, 당초 여러 경제기관에서 상반기 적자를 전망했던 점을 고려하면 당초 우려보다는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제유가 동향,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회복 속도, 정보기술(IT) 경기 개선 시점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연간 전망치를 상회할지 예단하긴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