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해 서비스에 적용, 효율을 높인 덕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중에 광고 매출도 선방했다. 네이버의 새로운 초거대언어모델(LLM) 공개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네이버의 AI 활용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네이버 매출 뜯어보니
①AI 덕 본 광고, 커머스
네이버는 그동안 쌓아온 AI 기술을 기존 서비스에 접목해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AI가 사용자의 평소 관심사를 반영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딥 매칭’ 기술을 적용했더니 이용자 클릭률이 17% 증가했다. 이런 AI 기술에 힘입어 2분기 검색 광고 매출은 68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성장했다.
커머스 매출은 63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4% 늘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 쇼핑 추천을 통해 발생한 쇼핑 거래액이 6월 기준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의 13% 수준이었다”라며 “AI는 쇼핑 상품 클릭 수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②글로벌에서도 선방
네이버가 올 초 인수한 북미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는 커머스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포시마크 편입 효과를 제외하면 커머스 사업 성장률은 16.2%. 포시마크는 지난 분기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 전환도 달성했고, EBITDA 흑자 규모도 커지는 중이다. 네이버의 기술을 접목해 ‘포시렌즈’(AI 검색 기술) 등의 기능도 추가했다. 최 대표는 “포시마크는 미국 패션 중고 거래 시장 내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며, 업계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콘텐트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4204억원이었다. 글로벌 웹툰 시장의 선전 덕이다. 일본에서는 유료 이용자가 20% 이상 증가했고, 미국에서도 이용자당 결제액이 20% 이상 확대됐다. 최 대표는 “북미를 포함한 6개국에 웹툰, 웹소설 AI 추천 기술을 도입했더니, 이에 대한 클릭 수가 30%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AI 빅픽처
AI 주도권을 되찾아오려는 네이버의 전략은 크게 두 갈래. 일단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에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해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강화할 예정. 9월 공개 예정인 AI 기반의 검색 서비스인 ‘큐:’(Cue:)를 쇼핑, 로컬, 광고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은 그 자체로 놀라운 기술이지만 만능은 아니다”라면서 “LLM이 네이버의 데이터 및 기능과 융합돼 적재적소에 사용될 때 가치가 극대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를 발굴해 가시적 매출을 내는 전략도 준비 중이다. 네이버는 자사 서비스뿐 아니라 학습·예약·쇼핑 등의 외부 서비스를 클로바X 사용 중에 연동하는 기능도 적용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기업용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기준의 과금 모델, 구독 모델도 고려 중. 최 대표는 “B2B의 경우 좀 더 이른 시기에 매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역량을 이 부분에 더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