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가 지난 5월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재난관리평가’ 우수기관에 선정됐음을 알리며 올린 글이다. 청주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평가를 하지 않은 2021년을 제외하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50일 뒤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선 집중 호우로 인해 14명의 사망자가 나온 침수 참사가 발생했다. 청주시는 참사 전 여러 ‘이상신호’에 대한 부실대응 의혹으로 곧 수사를 받을 처지다. 국무조정실은 감찰조사를 벌여 청주시 공무원 6명을 수사의뢰했다. 이 때문에 평가결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행안부 재난관리평가서 청주시 ‘우수’
이번 평가에서 충북 청주시는 ‘우수’ 평가 등급을 받았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평가 결과 보고서를 보면 청주시는 대비‧대응 분야에서 우수 등급을, 공통‧예방‧복구 분야에선 보통 등급이었다. 특히 청주시는 사전 대비체계 및 재난 상황관리를 위한 대응체계 유지, 재난 발생 시 신속한 초동조치 역량 등에 있어서 우수하단 평가를 받았다.
“대비 제대로 안 됐는데 우수 등급?”
앞서 국무조정실도 지난달 28일 오송 참사 관련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호우‧홍수 경보가 발령된 비상상황에서 신고 등 수많은 경고가 있었지만 궁평2지하차도와 주변 미호강과 관련된 여러 기관이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권인숙 의원은 “재난 대비가 제대로 안 돼 있음에도 재난관리 평가 우수 등급을 받은 것은 평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준다”며 “평가지표를 개선해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고 당시 재난상황실 근무자가 1명만이 있었음에도 청주시가 평가에서 ‘재난관리 조직·인력 운영 적절성’에서 우수하단 평가를 받은 점도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는 “재난관리 평가는 자연 재난뿐만 아니라 사회 재난 및 안전 관리 분야도 포괄해 평가한다”며 “평가지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기관별 재난 대응 역량의 실질적인 작동 여부를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관계 전문가 등 자문을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