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길고양이는 구조 대상이 아니다. 그냥 길에서 살아가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어미를 잃었거나 상태가 안 좋은 새끼 고양이는 구청에 구조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좀 더 생각해 볼 것이 있다. 구조된 새끼 고양이는 유기동물보호소에 보내지는데, 구조된 동물은 10일이 지나도록 입양이 되지 않으면 안락사 된다. 그런데 보호소로 보내진 새끼 고양이에게 더 큰 문제는 안락사보다 자연사이다. 2020년 통계를 보면 유기동물보호소에 구조된 고양이 중 안락사 된 고양이는 5.2%이고 자연사한 고양이는 49.7%였다. 안락사 되기 전에 면역력이 약한 새끼 고양이들은 자연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새끼 고양이는 동물 구조 요청만 한다고 끝이 아니다. 자신이 키울 수 없는 형편이라면 자발적으로 돌봐줄 수 있는 입양처를 구해줘야 한다. 동물 구조는 마음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행동이 필수다.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