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갈륨 가격은 지난 28일 기준 ㎏당 338.75달러(약 43만3000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해 약 20% 올랐다. 지난 5월 초 ㎏당 6600위안(약 118만원)이던 게르마늄 가격은 지난 28일에 6850위안(약 122만원)이 됐다. 중국의 수출 규제 영향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3일 “국가 안보와 이익 보호 차원에서 다음 달 1일부터 갈륨·게르마늄 관련 품목의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희귀 금속·광물인 이들 품목을 외국에 내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갈륨은 미래 반도체 개발이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소재 등으로 쓰이며, 게르마늄은 반도체 공정용 가스 생산 등에 사용된다. 유럽 핵심원자재 얼라이언스(CRMA)에 따르면 전 세계 갈륨 생산량의 약 80%, 게르마늄 생산량의 약 60%를 중국이 맡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일 점검 회의를 통해 “수입국 대체 등이 가능해 단기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향후에도 오름세가 이어지면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여파도 커질 수밖에 없다.
2차전지 소재인 니켈 가격은 지난달 말 t당 2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지만, 지난 27일 기준 2만1395달러(약 2734만원)까지 빠르게 반등했다. 동(구리)과 아연, 주석 등의 가격도 최근 한 달 동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 유가가 3개월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넘기고, 흑해곡물협정 중단으로 국제 밀·옥수수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광물 공급망까지 흔들리면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 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산업부는 “금속 자원의 안정적 비축을 위해 비축대상·비축량을 늘리고, 국내 기업들과 업무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천구 초빙교수는 “자원 가격은 하나가 움직이면 다른 것도 따라서 들썩이는 경향이 있다”라며 “광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선 주요 광물 도입선을 빠르게 다변화할 필요가 있고, 조금이라도 가격이 쌀 때 정부 비축량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