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형광펜을 들었다. 이 형광펜은 미국 기업 ‘샤피’(Sharpie)사의 제품으로 시중에서 1500원가량에 판매된다. 한 장관이 이 형광펜을 자주 쓰는 것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동훈 형광펜’이란 호칭까지 등장했다. 샤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서명용 펜으로 사용해 입소문을 탔던 브랜드이기도 하다.
여권 관계자는 “한 장관은 평검사 시절부터 방대한 자료를 살펴볼 때 형광펜을 잘 활용했던 것으로 안다”며 “자료의 밑줄을 그으면서 요점을 파악하는 그의 꼼꼼한 성격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업무를 볼 때 연필이나 모나미 사의 플러스펜을 주로 썼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은 소박한 성품처럼 값비싼 만년필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며 “자료를 보면서 쉽게 필기할 수 있는 펜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플러스펜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즐겨 썼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공동 선언문에도 800원짜리 ‘네임펜’(유성 사인펜)으로 서명했다. 만년필로 서명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비되는 모습에 한때 ‘격식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닷새 뒤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FTA 서명식에서 문 전 대통령과 조우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유성 사인펜으로 서명하자 논란이 잦아들었다. 야권 관계자는 “네임펜은 지워지지 않는 데다 선이 굵어 본래 서명을 할 때 쓰는 용도”라며 “네임펜을 쓴다고 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업무를 볼 때 중저가 볼펜을 주로 사용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회의할 때 자료에 볼펜으로 꼼꼼히 적어가면서 말씀하시는 스타일”이라며 “검사 시절부터 실용적인 볼펜을 주로 썼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미국 측이 준비한 펜으로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