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대질 조사를 추진했으나, 김 전 부원장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는 전날 오전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의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 전 부원장과 김 전 회장 등 쌍방울 관계자들을 대질 조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김 전 부원장이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을 인지했는지와 김 전 회장과의 만남 횟수 등에 대해 쌍방울 측과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날 오후부터 김 전 회장과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이 검찰에 나와 대기했다고 한다.
쌍방울 측은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고 주장한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2019년 대북송금과 스마트팜 대납을 위해 달러를 북한에 보낼 때 김 전 부원장과 통화하면서 보고했고, 세 차례 만난 적도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지난 11일 열린 이 전 부지사의 39차 공판에서도 증인으로 나와 김 전 부원장과 세 차례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2019년 5~6월과 2020년 1월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 2020년 1~2월엔 성남시 분당구의 한 카페 등으로 시점과 장소를 특정했다. 2020년 1월 식당에서 만났을 땐 김 전 회장이 국회의원 출마를 앞둔 김 전 부원장에게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하자, 김 전 부원장은 “고맙다. (우리가) 잘되면 정책적으로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방 부회장도 “2020년 3월 이재명 대표의 모친상에 김 전 회장을 대신해 조문했을 때 ‘쌍방울에서 왔다’고 하자 김 전 부원장이 ‘쌍방울과 김 전 회장에게 고맙다’며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게 해줬고 이를 김 전 회장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김용“대북송금 모른다”…쌍방울 “대질 조사하자”
그러나 김 전 부원장의 거부로 대질조사는 성사되지 않았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진술의 신빙성 여부는 검찰이 객관적인 자료 등을 종합해서 확인하면 되는 것”이라며 “단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러 갔는데 서로 다른 주장을 한다고 피고인과 대질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