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개막한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막바지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한국 수영에게 매우 각별했다. 한국은 이번에 아쿠아틱스 6개 종목 중 수구를 뺀 5개 종목에 출전했다. 수구도 사실 세계선수권 본선 진출에 실패했을 뿐, 아시아 예선에는 출전했다.
무엇보다 한국 수영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첫’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여러 장면을 연출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장면 2. 하이다이빙은 남자 27m, 여자 20m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익스트림 스포츠다. 입수 순간 낙하 속도가 시속 97㎞에 달한다. 최병화는 국내 유일의 하이다이버다. 그는 이번 세계선수권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참가했다. 출전 선수 23명 중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경기를 마친 뒤 환하게 웃었다. “살아서 경기를 마쳐 기쁘다”는 게 그가 웃은 이유다. 그렇게 그는 한국 하이다이빙 역사의 첫 장을 썼다.
#장면 3. 세계수영선수권은 1973년 시작했다. 한국은 1991년부터 출전했는데, 한동안 목표는 ‘결선 진출’이었다. 1998년 남자 접영 200m 한규철이 한국 수영의 세계선수권 첫 결선 진출자가 됐다. 2007년 박태환의 남자 자유형 400m 첫 금메달, 지난해 황선우의 남자 자유형 200m 은메달 등 이제는 세계선수권 메달도 낯설지 않다. 그리고 이번에 한국 수영은 또 한 번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남자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선수 2명이 결선에 올랐다. 황선우는 3번, 이호준은 7번 레인에서 우리끼리도 경쟁하며 힘차게 물살을 갈랐다.
한국 수영은 오랫동안 일본·중국 수영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이 조금씩 튼 작은 물꼬가 모여 어느덧 큰 물줄기가 됐다. 한국 수영은, 아니 한국 아쿠아틱스는 골고루 다 갖춘 ‘종합선물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