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에서 외국인 클럽을 운영하던 한국인 업주가 마약 매매·장소 제공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27일 뒤늦게 확인됐다. 경찰은 클럽 업주가 마약 투약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적발된 첫 사례라고 밝혔다. 경기 오산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장소 등 제공) 혐의로 시흥 정왕동 N클럽 업주 김모(40대)씨를 지난달 28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씨는 지난 5월 특공대와 기동대 등을 동원한 경찰의 일제 단속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뒤 지난달 1일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씨를 상대로 추가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①김씨 스스로 마약을 투약했다는 점 ②단속 당시 현장에서 마약에 취한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장소 제공 혐의를 추가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증거를 수집해왔다. 이후 김씨와 종업원, 고객 등 20여명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김씨와 종업원들이 마약 단속에 대비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발견됐다.
이를 토대로 김씨를 추궁한 경찰은 “마약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지 않으면 영업이익에 큰 차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김씨의 자백을 받아냈다.
외국인 마약 성지 적발에 유통망까지 차단
검찰은 단순 투약 혐의로 기소된 업주 김씨에게 지난 6일 결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10만원, 약물치료 강의 이수 명령을 구형했다. 선고는 다음 달 10일 예정돼있다.
N 클럽 마약 단속은 지난 5월 6일 베트남 정보원과 함께 위장 투입된 오산서 여성 경찰관이 엑스터시 10정을 100만원에 유인 매수해 약을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310㎡ 규모의 클럽 안엔 업주와 종업원을 제외하고 100명 가까운 베트남 국적 외국인 고객이 있었다. 당시 오산서는 인접 4개 서 형사들까지 지원을 받아 마약을 투약하거나 매매한 베트남 국적자 17명과 업주 김씨 등 18명을 검거하고 5명을 구속했다. 이후 경찰은 이 클럽에 대량으로 엑스터시를 공급한 알선·판매책과 베트남에서 국내로 마약을 들여오는 총책까지 추적해 총책 A씨(30대) 부부 등을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