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두 권을 구매하면 가방 한 개 증정. 언뜻 보면 굉장히 합리적으로 보이는 이 행사. 그러나 중국 온라인에서는 적잖게 논란이 됐다. 팝업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가장 저렴한 책은 무려 290위안(약 5만 988원)으로 캔버스백 하나를 얻으려면 최소 580위안(약 10만 1970원)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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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 일부 언론은 이런 현상을 ‘젊은 세대의 어리석은 허영심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루이비통 팝업스토어는 ‘본말이 전도된 행사’라는 비판부터 ‘명품 브랜드가 스스로 브랜드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 아니냐’라는 의문까지 다양한 의견이 등장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이번 행사가 명품 브랜드에 대한 중국 젊은 세대의 관심을 확대했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채소 시장부터 6000원 대음료까지… 명품 브랜드의 ‘다가가기’
‘2019년 중국 명품시장 소비자 디지털 행동 통찰’에 따르면 중국의 30세 미만은 전 세계 고급 명품 소비의 42%를 차지했으며 2025년에는 5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중국 젊은 세대가 명품 소비 시장의 ‘주력군’이 되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젊은 층의 명품 소비 동기 및 구매 의향에 관한 연구’는 중국 젊은 세대가 주로 립스틱과 같은 비교적 저렴한 사치품을 구매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높은 가격을 자랑하는 명품 브랜드가 채소 포장, 음료 컵홀더, 캔버스백 등에 로고를 노출하면서 젊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젊은 세대의 소비관념이 변화하고 있다. 이들의 소비 행위에는 복잡한 동기가 숨어있다. 특히 이번 루이비통 팝업스토어에서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 바로 580위안에 캔버스 백 하나를 구매하려는 이들보다 세 가지 색상의 캔버스 백을 모두 모으려는 컬렉터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루이비통 캔버스 백 열풍을 단순히 ‘어리석은 허영심’으로만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명품 브랜드가 이러한 마케팅을 펼치는 데에는 젊은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와 브랜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각인하고 잠재적인 소비자를 발굴하려는 목적이 숨어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와 대중 브랜드의 콜라보 팝업스토어는 새로운 소비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크게 주목받고 있다. 명품 브랜드의 새로운 시도가 중국 젊은 세대의 마음을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