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325건, 329㎏ 상당의 마약류가 국경 반입 단계에서 걸렸다. 적발 건수는 하루 평균 2건에 가깝다. 특히 마약 밀수 적발량은 1년 전보다 39% 늘어나면서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이는 505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건수는 줄고, 중량은 늘어나면서 건당 적발량(1015g)은 1㎏을 넘어섰다. 2020년(213g)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뛰었다. 이른바 ‘㎏ 단위’로 대형화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주요 마약 밀수 경로는 국제우편 46%(건수 기준), 특송화물 28%, 여행자 25%, 일반화물 1% 순이었다. 이 중 여행자를 통한 밀수가 1년 새 103% 늘면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국제우편·특송화물 적발 건수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방식에 집중됐던 마약 밀수 방식이 방역조치 해제되면서 여행자 대면 형태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마약이 출발한 국가는 미국·태국 24%(중량 기준), 라오스 12%, 베트남 10% 등이었다. 특히 동남아 국가(아세안 10개국)에서의 밀수 적발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78㎏에서 올해 상반기 169㎏으로 115% 급증했다. 전체 적발량 대비 비중도 51%로 절반을 넘겼다. 이는 태국과의 합동 단속 작전이 이뤄진 데다 동남아에서의 필로폰(야바)·케타민·합성대마 등 마약 공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국내 마약 대부분은 해외에서 밀반입되는데, 통관 장벽을 넘은 다음 유통 단계에선 적발이 어렵다. 이 때문에 관세청은 세관 직원을 직접 해외로 파견하는 등 국내 밀반입 사전 차단을 위한 국제 마약 단속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다음 달 말까지 출국 여행객 등을 대상으로 마약류 밀반입 예방 캠페인도 진행키로 했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앞으로 관세 행정의 최우선 순위를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데 두겠다. 마약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려면 범정부 차원의 노력과 함께 국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