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건 두 쪽뿐"…거제시의원, 징계 일주일 만에 성희롱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23.07.25 14:20

수정 2023.07.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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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6일 제236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자유발언 중인 양태석 의원. 사진 거제시의회

 
양태석 거제시의원이 외국인 혐오 발언으로 징계를 받은 지 일주일 만에 성희롱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25일 더불어민주당 거제시 지역위원회 여성위원회에 따르면 양 의원은 지난 20일 동부면 주민총회 당시 10여명의 여성 앞에서 성희롱했다. 
 
당시 점심 식사 후 커피숍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여성 위원 중 한 명이 양 의원을 향해 "커피 한 잔 사라"며 요청하자, 양 의원은 "나는 돈은 없고, 가진 것은 이거 두 쪽밖에 없다"라면서 양손을 주요 부위 부근에 갖다 대는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여성들은 그 자리에서 성희롱이라고 항의했으며, 양 의원은 사과 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위원회는 "심지어 양 의원이 '다수의 앞에서 한 발언이기에 성희롱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성인지 감수성이 매우 낮으며 2차 가해에 해당하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 의원은 동부면민과 거제시민에게 즉각 사죄하고 시의원직에서 사퇴하라"며 "국민의힘 당협 책임자인 서일준 의원은 양 의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및 대시민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역시 "성희롱은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양 의원에게 대시민 공개사과와 함께 시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양 의원은 지난 4월 20일 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 '외국인노동자 지원 조례안'을 검토하면서 "베트남 애들 10명 중 한 명은 마약을 한다", "외국인 4~5명이 모여 다니면서 침 뱉고 슬리퍼 끌고 시내 다니면 관광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나"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에 거제시의회는 지난 14일 본회의에서 양 의원에게 경고 징계를 내렸다.
 
양 의원은 당시 "앞으로 성찰하는 마음으로 의정 활동을 함에 있어 더욱 신중함을 기해 언행에 처신을 기하겠다"며 "남은 임기 동안 거제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