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해 54.8% 성장했다고 23일 밝혔다. 전체 승용차 중 전기차 판매 비중도 8.6%로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늘었다. KAMA 측은 “자동차 공급망이 안정되면서 생산량이 회복된 데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칙이 확정돼 불확실성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올 초 미국 테슬라로부터 촉발한 가격 인하 경쟁, 각 업체의 공격적인 신모델 투입도 성장을 이끌었다.
선두에 선 것은 테슬라와 스텔란티스(유럽과 합작),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업체들이다. 현지에서 조립·생산된 전기차를 지원하는 IRA 수혜를 보면서 총 46만6000여 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와 견줘 60.7% 급증했다.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68.5%에서 71.2%로 늘었다.
국내 업체들은 4만6000여 대를 팔아 같은 기간 판매 대수가 5.9%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10.5%에서 7.2%로 하락했다. KAMA 관계자는 “IRA 법안 시행 후 인센티브 중단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했지만, 지난 1월 법인차량 등에 대한 지원 요건이 확정돼 선방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대부분을 국내에서 생산해 IRA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차종별로는 테슬라 모델Y와 모델3가 각각 19만 대(1위), 11만 대(2위) 팔리면서 가장 인기를 끌었다. 국내 브랜드로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각각 1만3000여 대(7위), 8000여 대(10위) 팔려 톱10 안에 들었다.
KAMA는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임시투자세액공제(설비투자 부문)’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반도체·배터리 부문)’ 등의 지속·연장을 통한 정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