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는 한국의 올해 수출이 감소하고, 민간소비·투자가 부진해 당초 예상보다 성장률이 낮게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수출은 생산과 직결되는 만큼 생산·소비·투자 전 항목에 걸쳐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는 뜻이다.
한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2.7%를 기록하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지만, ADB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3개월 전보다 0.3%포인트 올린 3.5%로 전망했다. 에너지 가격 등이 안정세를 보인다지만, 물가 상승 압박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ADB의 성장률 전망은 한국 정부가 최근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성장률 전망(1.4%)보다 낮고, 물가상승률 전망치(3.4%)보다 높다.
이들이 성장률을 낮춰 잡으면서 공통으로 제시하는 이유는 수출 부진이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6% 감소하는 등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상반기 대중국 수출액은 60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굉장히 제약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지난해 상반기(7.6%)보다 떨어졌다.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가 커진 영향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이 국내 반도체 수출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중국이 이를 이용해 만든 상품이 미국에서 소비되는 구조인데 중국과 미국의 경기 상황이 모두 좋지 않다”며 “반도체를 비롯한 경기가 저점은 통과한 것으로 보이지만, 극적인 반등을 보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