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재산 피해 속출, 정치권 부적절 언행 잇따라
김의겸 막말, 홍준표 골프 논란에 수해현장 박수도
여권 인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경북지역 산사태가 일어난 지난 15일 대구 팔공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그런데 홍 시장은 SNS를 통해 “대구는 수해 피해가 없어서 비교적 자유롭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 주말에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느냐”고 반박해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그제는 기자들에게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고 해서 기죽고 그럴 사람이냐”고 대꾸한 데 이어 재차 SNS에 “아직도 국민 정서법에 기대어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고 썼다.
진상 파악에 착수한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공직자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나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적반하장 행태”(김병민 최고위원)라는 날 선 질책이 나왔다. 온라인에는 “국민 정서가 싫으면 정치를 하지 말아야지”라는 조롱 섞인 비판 글이 잇따랐다.
어이없는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제 충남 수해 현장을 살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겠다고 하자 동행한 정진석 의원이 “자, 박수 한 번 주세요”라며 박수를 유도했다. 여당 의원들이 피해 농민들 앞에서 단체로 손뼉을 치는 코미디 같은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견인차가 진입해야 할 도로 위에서 언론 인터뷰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지금은 무엇보다 추가 수해 예방과 피해 복구에 전력 집중해야 할 시기다. 특히 망연자실한 이재민의 상실감을 보듬어야 한다. 참사와 아픔을 정쟁에 이용하려 들거나, 몰지각한 행보를 되풀이한다면 어느 국민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 순방 당시 “대통령이 지금 당장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그 (수해)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고 한 대통령실의 인식 역시 안이하고 무책임하게 비쳐질 수밖엔 없었다. 재난·안전의 컨트롤 타워를 자임해 온 윤 대통령의 약속과도 상충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