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 덮친 산사태…산림청 “나무 없어 토사 유실”
산림당국은 폭우 속 마을 뒷산 4개 필지에서 토사가 대량 유실돼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지점에 나무가 없어, 토사가 쉽게 쓸려내려 왔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곳은 김씨 부녀가 숨진 주택에서 직선거리로 250m 떨어진 곳이다. 토지이용규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들 4개 필지 총면적은 4958㎡으로, 축구장 크기(7140㎡) 절반이 넘는다. 하지만 대부분 나무가 없는 허허벌판이었다고 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많은 비가 내려 산에서 물이 내려오는 상황에서 평탄하고 흙은 많은 곳에 나무도 없다 보니, 토사가 유실되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고 보니 국립공원관리구역…“불법으로 나무 벴다”
이곳 나무는 3년 전 땅 주인이 무단으로 형질변경을 하면서 대거 베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곳은 국립공원관리구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해당 공원관리청인 소백산국립공원관리소는 2020년 3월 땅 주인을 자연공원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자연공원법상 공원구역에서 공원사업 외에 개간이나 기타 토지 형질 변경을 하는 행위를 하려는 자는 공원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50만원 형을 받았다고 한다.
소백산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필지 지목이 ‘전(田)’으로 돼 있어, 밭으로 개간하려 했던 것 같다”며 “오늘 드론으로 현장을 확인한 결과, 해당 필지로부터 500m 위쪽부터 토사가 조금씩 밀려오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산사태 발생 전날인 14일부터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해당 필지가 완충 작용을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