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수도권 전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곳곳에서 시간당 10~4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왔다. 행정안전부는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확대되면서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단계를 3단계로 상향했다. 빗줄기가 강해지면서 서울시는 시내 27개 하천의 출입을 모두 통제하는 등 대비 태세에 나섰다. 경기 광주와 강원 원주, 부산 부산진구에선 주택 7곳이 침수됐고, 경기 성남과 부산 해운대구에선 차량 10대가 물에 잠겼다. 오전 10시쯤엔 인천 남촌동과 계양구 작전동을 잇는 지하차도에 빗물에 차 한때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공항철도 인천 계양역~서울역 방향 구간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해 열차 5대의 운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장맛비는 점차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는 14일 오전까지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늘(13일) 밤부터는 더욱 강한 비가 예상된다.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급류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장맛비가 더 걱정되는 건 장마 초기부터 전국에 걸쳐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지반이 약해지고 하천의 수위가 높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장마가 시작된 이후 2주 동안 전국적으로 200~300㎜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남부 일부 지역의 경우 600㎜가 넘는 매우 많은 비가 내린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정체전선은 15일 이후에 남쪽으로 잠시 내려갔다가 17일부터 다시 북상해 중부 지방을 강타하는 등 20일까지 한반도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계속해서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적은 양으로도 산사태와 침수 등 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박 예보분석관은 “다음 주까지는 장맛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