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세청에 따르면 7월 1~10일 수출액은 13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4.8% 줄었다. 수입액은 155억 달러로 같은 기간 26.9% 감소했다. 열흘 동안 무역적자는 22억7600만 달러 쌓였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87억41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이달 초순 기준이라 월말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직전 6월에 나타났던 반등 신호를 이어가지 못한 양상이다. 지난달엔 16개월 만의 무역흑자 전환(11억3000만 달러), 연중 수출 감소율 최저(-6%) 등을 기록한 바 있다.
품목별로는 '1위 상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36.8% 줄어들면서 한파가 이어졌다. 철강·석유제품과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도 역성장했다. 다만 승용차(25.2%), 선박(74%) 등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국가별로는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중국(-20.6%), 미국(-9%) 등 7곳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대(對) 유럽연합(EU) 수출은 22.4% 증가했다.
그나마 수출보다 수입 감소가 더 크면서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었다. 원유(-55.2%)·가스(-32.2%)·석탄(-59%)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이 1년 전보다 크게 떨어진 영향이 컸다.
또한 이날 발표한 ‘하반기 주요 산업정책 방향’에선 이르면 9월 이후 무역수지 흑자 기조 유지, 4분기 월별 수출 '플러스'(+) 전환 같은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자동차·조선·이차전지의 하반기 기상도는 '맑음'으로 분류됐다. 반도체는 3분기부터 수급이 개선되면서 10월 이후 수출이 성장세로 바뀔 거란 예측이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올해 하반기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수출 확대"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변수론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IT 경기 반등,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 여부 등이 꼽힌다. 실적 부진의 긴 터널을 지나는 반도체는 주요 기업 메모리 감산에 따른 재고 하락이 다가오는 모양새다. 반면 중국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 생산자물가 -5.4%를 찍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