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우아한형제들은 김봉진 창업자가 우아DH아시아 의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김 의장이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를 사임한 지 5개월 만이다. 이날 오전 김 의장은 우아한형제들 전 직원에게 ‘고맙고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의 e메일 보내 “제 인생의 큰 쉼표를 찍어본다”며 사임 인사를 했다. 그는 메일에서 디자인 분야 창업과 스타트업 투자 계획을 밝혔다.
우아DH아시아는 독일계 배달 플랫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우아한형제들의 합작사로, DH의 아시아 13개국 사업을 관장한다. 김 의장은 지난 2020년 12월 우아한형제들을 DH에 매각한 뒤 우아DH아시아 의장으로 아시아 배달 사업을 이끌어 왔다.
김 의장은 한국 외식 산업을 배달 중심으로 재편한 주역이다. 2010년 출시한 배달의민족 앱은 국내 모바일 기반 B2C(소비자 대상) 플랫폼 전성시대를 열며 ‘흙수저 창업신화’를 썼다. 디자이너 출신인 김 의장은 명함에 ‘경영하는 디자이너’라고 적을 정도로 디자인과 마케팅을 중시했다. ‘을지로체’, ‘한나체’ 같은 글씨체를 자체 제작해 배포했고,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등 B급 감성의 광고로 주목받았다.
지난 2019년 말 DH의 배민 인수는 한국 스타트업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평가된다. DH는 당시 ‘요기요’와 ‘배달통’을 내세워 배민과 경쟁했지만 배민을 꺾지 못하자 결국 인수합병(M&A)를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