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국내 제조업체 15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 분기 대비 개선(증가), 반대로 0에 근접하면 악화(감소)란 의미다.
2분기 제조업 시황 현황 BSI는 1분기(77)보다 오른 86을 기록했다. 매출 BSI도 같은 기간 75에서 87로 상승했다. 내수·수출은 네 분기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반적인 업황이 좋아지면서 대부분의 항목이 전 분기보다 상승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여전히 BSI가 기준점(100)을 밑도는 등 부정적 평가가 다수였다.
주요 업종별로 살펴보면 모든 업종의 2분기 매출 현황 BSI가 1분기 대비 상승했다. 자동차·조선은 기준점 100을 회복했고, 정유와 이차전지는 100을 넘겼다. 하지만 한파가 이어지는 반도체는 전 분기보다 12포인트 올랐음에도 74에 그쳤다. 3분기 매출 전망 BSI는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 바이오·헬스 등에서 100을 상회하면서 개선 기대가 우세했다. 다만 반도체와 바이오·헬스를 빼면 대부분 업종 경기가 전 분기 대비 약보합세를 보였다.
최근 다른 조사 결과에서도 완연한 경기 회복까진 아직 멀었다는 신호가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금융업 제외)의 7월 종합경기 BSI는 기준선 100을 밑도는 95.5를 기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3분기 제조업체 BSI 전망치(2307곳 조사)도 91에 그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상반기 나쁘다가 하반기 살아남)’를 보일 거란 예측이 많지만, 주요국 긴축 정책과 중국의 경기 회복 같은 대외적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IT 경기나 미국 금리 같은 변수가 많아 하반기 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하반기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당초 원했던 대로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긴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국내 수요를 위축시키는데다 수출도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제조업의 회복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하반기까진 내려갈 확률이 적다보니 기업들도 금리·수출이 안정되는 내년 이후로 투자를 미루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