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자간담회는 원래는 새마을금고 사태가 아닌 김 위원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까지 일어날 조짐이 보이자, 김 위원장이 대국민 안심 메시지를 낸 것이다. 김 위원장이 새마을금고 관련 메시지를 내기로 하면서, 금융위는 원래 9일로 예정됐던 엠바고까지 해제했다. 빠른 메시지 전달이 시장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새마을금고 예금 인출 사태에 대해선 평소와 달리 목소리를 높여가며 강경하게 발언했다. 김 위원장은 “불안한 심리로 인해서 과도한 자금 유출만 없으면 새마을금고 건전성과 예금자 보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면서 “국민 여러분들께서 불안한 마음으로 예금을 조기 인출함으로써 재산상의 불이익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꼭 당부드린다”고 했다.
새마을금고 사태가 다른 금융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불안 심리만 확산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전날 코스피는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에 전 거래일 대비 2.3% 급락했다. 새마을금고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돼서다. 이날 시장에서는 “새마을금고가 보유 주식을 전액 환매 지시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까지 떠돌았다.
"예금 재예치시 기존 혜택 복원"
채권시장에서는 새마을금고발(發) 채권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과 5일 새마을금고와 신협중앙회 등이 포함된 '종금'은 약 2조3000억원대 채권을 순매도했다. 최근 1년간 종금의 일일 채권 순매수 규모가 평균 965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란 평가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상 인출만 없으면 적어도, 원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정말 여러 가지 변수에서 영향을 받지만 적어도 새마을기금 때문에 영향받는 일은 없다”고 했다.
한편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새마을금고 신규 예금에 가입했다. 새마을금고 관련 불안심리 진정에 앞장서기 위해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종로구 사직동 새마을금고 본점을 방문해 6000만원을 예금했다. 현장에서 고객을 만난 김 위원장은 불안한 마음으로 예금을 인출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도 전날 종로구 교남동 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에서 상품에 가입한 뒤 현금을 예치한 바 있다.
연체율 상위 30개 새마을금고에 대한 특별검사도 연기됐다. 행안부는 연체율이 높은 100개 금고를 집중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이중 연체율 10%가 넘는 30개 금고에 대해 다음주부터 특별검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시장 상황 안정과 예금자 불안 등을 고려해, 특별검사 일정을 일단 미뤘다”면서 “하지만 특별검사를 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취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이 안정되면 조만간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