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크리스토프 바뱅 불가리 CEO 인터뷰
브랜드 상징물을 예술적 관점에서 해석해
"단순히 불가리 제품만을 전시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제품을 소개하더라도 문화적 맥락 안에서 하려고 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심볼인 세르펜티를 미술적인 관점, 더 나아가 예술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하는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불가리가 아트 이벤트를 하는 이유를 묻자 바뱅 CEO가 한 대답이다. 브랜드의 심볼을 예술적으로 풀어 소개해,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끌어내겠다는 이야기였다. 또한 국내에선 부정적 의미를 갖는 뱀의 이미지를, 진취적이고 대담한 여성의 상징물로 여겨지도록 인식을 바꾸는 고차원적 접근이다.
"이렇게 전시를 개최하면 방문객들에게 우리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힌트나 배경 설명을 자연스럽게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가 얼마나 창의적인 브랜드인지를 알릴 기회가 되기도 하고요.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 주얼리나 시계에 대해 욕망을 품게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 하하."
뱀이 가진 긍정적 이미지를 한국에 소개
세르펜티, 즉 뱀과 불가리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오랜 브랜드 역사를 끌어온 많은 다른 컬렉션이 있지만, '불가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바로 뱀이니 말이다.
"뱀은 오늘날 우리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상징입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시선을 잡아끌 뿐 아니라, 감성적인 메시지 또한 매우 독특하죠. 뱀은 위험하면서도 강인하고 또 매년 허물을 벗기 때문에 부활, 재생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담함·강인함·강렬함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과 절묘하게 잘 맞습니다. 그래서 뱀의 형상이 모은 제품군을 아우르며 브랜드 이미지를 대변하고 있죠."
"뱀이라는 상징의 의미를 보여주는 데 있어, 동양의 시선과 더불어 서양의 시선을 함께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일반 대중에게 단순한 주얼리 브랜드로서의 불가리를 넘어서 예술가들이 뱀을 얼마나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단순히 제품 프로모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 내고자 했습니다."
"한국은 최근 5~6년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 5곳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규모 면에서는 중국·미국·일본에 비해 크지 않지만, 한국이 가진 풍부한 문화와 건축·예술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소비자 또한 스타일이나 철학이 우리와 잘 맞기 때문에, 한국에서 불가리가 인기를 얻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이 세르펜티를 자유롭게 즐기고, 또 이에 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