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서면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서 나타난 ‘황제주’다. 코스닥 시장의 마지막 황제주는 동일철강이다. 2007년 9월 7일(종가 기준) 동일철강 주가는 110만2800원으로 100만원을 돌파했다. 당시 LG그룹 대주주 일가 3세인 구본호씨가 해당 지분(34.44%)을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는 소식에 주가를 끌어올렸다.
동일철강에 앞서 정보기술(IT) 붐이 일었던 2000년 당시 기술주였던 핸디소프트(1999년 상장 기업)와 리타워텍, 신안화섬이 잇따라 100만원을 넘어서며 ‘황제주’의 반열에 올랐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에서도 2015년 중국 관련주로 LG생활건강이, 2021년엔 바이오 열풍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단숨에 100만원을 넘어섰다”며 “(돌아보면) 황제주는 그 시대에 성장이 폭발하는 산업을 상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가 잘 팔린다는 소식에 2차전지 관련주는 일제히 날아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이달 들어 4거래일 동안 5%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테슬라 훈풍에 이른바 ‘쇼트(숏) 스퀴즈’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한다. 쇼트 스퀴즈는 에코프로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주가 하락에 베팅(공매도)했다가 주가가 치솟자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쇼트 커버링) 상황을 뜻한다.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는 지난 3일 기준 1조2562억원(거래소 자료)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해외 헤지펀드가 에코프로 숏(주가 하락)에 베팅했다가 큰 손실을 보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사실 쇼트커버링 물량이 아니고선 단숨에 90만원까지 치솟은 에코프로의 과열을 해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운용사 대표는 “현재 에코프로 주가는 투자자의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돼 매출 등 논리적인 잣대로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여기에 공매도 세력까지 몰리면서 한동안 주가 변동 폭이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