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지난달 30일 발간한 서울시 예산·재정 분석 제45호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하철 공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4년 동안 7958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270개 서울 지하철 역사 가운데 21.4%(58개)는 실내 공기 질이 여전히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0일까지 지하철 1~8호선 270개 역사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농도를 모니터링한 결과다.
종각역뿐만 아니라 종로·을지로 일대 시청 도심에 위치한 지하철 중 상당수가 법정 기준(50㎍/㎥)을 초과했다. 1호선 종로5가역(134.6㎍/㎥)도 100㎍/㎥를 넘어선다는 측정 결과가 나왔다. 1호선 시청역(83.7㎍/㎥), 3호선 충무로(83.3㎍/㎥), 2호선 을지로입구역(71.4㎍/㎥), 4호선 회현역(75.5㎍/㎥), 1호선 종로3가역(74.5㎍/㎥) 등도 법정 기준치 이상이었다.
이는 지난해보다 더 악화한 수치다. 지난해에는 서울 시내에서 초미세먼지가 기준치를 초과한 역사가 종각역(58.0㎍/㎥)과 동대문역(54.0㎍/㎥) 단 2개소였다.
이에 대해 신우철 서울시의회사무처 예산분석관은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지난해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지하철이 혼잡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非)도심권에선 8호선 복정역(80.0㎍/㎥) 지하철 역사 공기가 가장 나빴다. 6호선 응암역(78.3㎍/㎥)과 2호선 낙성대역(77.7㎍/㎥)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글로벌 대기상태 2019’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대기오염으로 인해 사망한 한국인(1만7000명)가운데 90% 이상은 초미세먼지 때문이었다.
다만 해마다 전반적인 지하철 공기 질은 대체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회 분석이다. 2018년 평균 82.6㎍/㎥였던 지하철 1~8호선 지하역사 내 미세먼지 농도는 2022년 43.7㎍/㎥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54.6㎍/㎥에서 24.0㎍/㎥로 개선했다.
신우철 예산분석관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서울시 초미세먼지 저감 사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법정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난 지하철 역사 공기 질을 관리할 수 있도록 미세먼지 저감 기술·장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