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상반기 수출이 더 떨어지지 않게 버텨준 데엔 EU·중동 시장의 역할이 컸다.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1년 전보다 26% 급감했고, 아세안(-20.4%)과 중남미(-14.6%)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미국 수출도 0.3% 증가로 보합세에 가까웠다. 반면 대(對) EU 수출은 1년 전보다 5.7% 늘어난 358억8000만 달러, 대 중동 수출은 14.3% 급증한 97억9000만 달러였다. 특히 대 EU 수출액은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두 지역으로의 수출 증가는 자동차와 일반기계가 주도했다. 대 EU 수출을 품목별(1월 1일~6월 25일 기준)로 보면 자동차(56.9%), 일반기계(8.6%) 등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자동차 실적은 부가가치가 높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상반기 자동차 수출 증가율은 EU가 미국(54.2%)을 제치고 제일 높은 수준이었다. 기계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유럽 각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국내 기업의 헝가리 내 배터리 공장 증설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힘입어 올 상반기 자동차·일반기계 수출액은 나란히 동기 기준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유럽에선 친환경차 시장이 괜찮은 데다 한국 기업의 헝가리·폴란드 등 현지 투자 확대가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중동은 다른 지역보다 경기가 괜찮은 편이고 유가도 크게 낮진 않아서 플랜트 건설 등에 따른 기계 수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