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연된 데다 지난해 6월 수출이 역대 6월 기준 최고 실적(577억 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역(逆)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달 수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7% 감소한 531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국제 가격이 하락한 데 따라 원유(-28.6%) 가스(-0.3%) 석탄(-45.5%) 등 에너지(-27.3%)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준 덕분에 6월 무역수지는 11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 흑자가 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지난해 3월부터 올 5월까지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였는데, 이는 1995년 1월∼1997년 5월 29개월 연속 무역적자 이후 27년 만에 가장 긴 연속 적자였다.
일단 한국 무역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한국 전체 수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반도체 업황의 회복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어서다. 수출 품목별로 살펴보면 자동차(58.3%)ㆍ일반기계(8.1%)ㆍ선박(98.6%)ㆍ이차전지(16.3%) 등 품목은 증가했다. 자동차는 상반기에 248억1000만 달러를 수출해 역대 상반기 기준 최고 수출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반도체(-28.0%)ㆍ석유제품(-40.9%)ㆍ석유화학(-22.0%) 등 품목 수출은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줄었다. 특히 반도체의 수출 증가율은 11개월째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다만 6월 수출액은 89억 달러로 연중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반도체 주력 상품인 메모리의 6월 수출은 38.8% 감소했다. 산업부는 메모리 감산 효과 가시화와 고성능 DDR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한국 수출 부진과 무역 적자의 주된 요인 중 하나인 대(對)중국 수출이 다소 개선될 조짐이 나타내고 있는 게 위안이다. 대중 수출은 5월 106억 달러에 이어 6월 105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2개월 연속으로 100억 달러를 넘겼다. 6월 대중 수출 감소율도 19.0%로 전달의 21.1%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6월 무역흑자 등 긍정적 흐름이 조속한 수출 플러스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범부처 수출총력지원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단기적으로는 수출 확대로 연결되는 현장 애로 해소와 함께 수출 유망품목에 대한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고 수출기업 10만개사 달성을 위해 중소ㆍ중견기업의 수출 기업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출상품 고부가가치화 ▶수출시장 다변화 ▶내수기업 수출 기업화 등 무역구조 혁신 방안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 경제 반등 신호 잇따라
앞서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00.7을 기록하면서 13개월 만에 처음 100을 웃돌았다. 그만큼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낙관적으로 돌아선 셈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두세달 정도 추세를 지켜봐야겠지만 경기 반등의 여지는 보인 것 같다. 하반기엔 정부가 저소득층 등에 맞춘 선별적 부양 정책을 강화해 경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