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신인 판 즈베던은 19세 때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사상 최연소 악장으로 입단했다. 번스타인의 초청으로 베를린에서 지휘를 시작했다. 2000년 헤이그 레지덴티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2005년 네덜란드 라디오필하모닉 수석지휘자, 2008년 댈러스 심포니 음악감독, 같은 해 안트워프 심포니 음악감독에 이어 2012년 홍콩필하모닉 음악감독, 2018년 뉴욕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했다. 내년을 마지막으로 뉴욕 필을 떠나지만 우리는 판 즈베던과 서울시향의 시간을 맞이한다.
판 즈베던은 한국의 차세대 음악가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패션 브랜드 펜디가 제정한 ‘펜디 음악상’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했다. 매년 한국의 젊은 음악가를 선정해 시상한다. 제1회 수상자인 첼리스트 최하영은 10월 서울시향 정기공연에서 협연할 예정이다. 판 즈베던은 바리톤 김태한이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자마자 “그와 공연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가을 서울시향 차기 감독으로 내정된 그는 내년 1월 1일, 5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서울시향과는 올해부터 협력해 왔다. 지난 1월 부상으로 못 온 오스모 벤스케의 대타로 서울시향 지휘봉을 잡았다. 4월에는 이화여대에서 열린 ‘아주 특별한 콘서트’를 무보수로 지휘했다.
그리고 7월 20~21일 그를 위해 기획된 첫 정기연주회 지휘대에 서며 청중들과 만난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과 베토벤 교향곡 7번. “서로 다른 스타일의 작품을 능숙하게 연주하는 카멜레온 같은 오케스트라가 돼야 한다”는 그의 지론이 반영된 선곡이다. 급작스레 진행된 1월 공연에서 단 이틀만의 리허설로 서울시향 단원들의 잠재력을 끄집어냈던 판 즈베던이다. 정기공연의 첫 신호탄인 7월 무대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