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대출 증가 폭도 지난달(1431억원)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22일까지 세부적으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10조1596억원)이 4834억원 늘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줄기만 하던 신용대출(잔액 109조7766억원)도 전월 말보다 1035억원 늘었다. 8개월 만에 첫 증가였다.
5대 은행의 비중을 고려하면 전체 은행권·금융권 가계대출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 4월 2조3000억원 늘었다. 5월에는 4조2000억원 상승했는데 2021년 10월(5조2000억원)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증가 폭이 컸다.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이 공동 집계하는 비은행 포함 금융권 전체 주택담보대출도 지난 3월 1조원 상승으로 돌아선 후 5월 3조6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크게 뛰었다.
정부는 올해 들어 특례보금자리론, 다주택자·임대사업자 주담대 허용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지원해왔다. 집값 급락에 따른 가계대출 부실과 경기 침체를 우려해서다. 그 결과 최근 집값 하락은 완만해졌다. 2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5~6월 전국 아파트 10곳 중 6곳(57.2%)은 직전 두 달에 비해 매매가가 상승했다. 5~6월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5만576건(계약해제 제외) 중 앞서 3~4월에 동일 단지, 동일 면적에서 거래가 1건 이상 체결된 주택형 1만6018건의 평균 매매가를 비교한 결과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66.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서울 아파트 거래량(거래 신고 건수 기준) 역시 지난달 3269건으로 2021년 8월(4065건)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5월 거래한 아파트 신고 기한이 이달 말(계약일로부터 30일)까지여서 최종 계약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달 거래량도 현재까지 1226건으로 5월과 비슷한 수준일 수 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의 최근 5년 장기 평균 거래량(월 5000~6000가구)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만큼 지나치게 낙관적인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에선 부동산 거래가 줄어드는 여름 비수기를 지나 하반기 들어 관망세가 확산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여전히 높은 기준금리(연 3.5%)와 역전세난 지속,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등으로 집값이 급등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