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 분양 가격이 서울 못지않게 뜀박질하고 있다. 분양가 10억원을 돌파하는 전용 84㎡ 아파트가 잇따른다. 2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직전 1년 평균)는 1916만원대로, 1년 전보다 19.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3106만원)의 분양가 상승 폭 10.1%보다 훨씬 가파르다.
이는 최근 서울 비강남권 분양 단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분양가는 12억3600만~13억2040만원,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디그니티’ 84㎡는 11억6600만~11억7900만원이었다.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전용 84㎡ 분양가격이 10억원을 넘은 건 과천·판교뿐이었는데, 최근엔 그 외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승 이유는 복합적이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시멘트·철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물론 땅값, 인건비가 줄줄이 오른 영향이 크다. 지난 1·3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뺀 전 지역의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상한제 폐지를 이용해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추가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일반분양가를 최대한 올려 잡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수도권의 분양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시멘트 등 원자재 상승으로 공사비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를 과도하게 올리면 다시 미분양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