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간극 좁아져"
다만 선두 사우디와 한국과의 간극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을 지지하는 국가의 수는 사우디에 비해 굉장히 보수적으로 산정하고 있다"며 "실제 격차는 알려진 것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편에 선 국가의 경우 서면으로 확약까지 받아야 지지 표로 산정하고 있지만, 경쟁국인 사우디에 대해선 구두로 지지 의사만 표명해도 지지 표로 간주하는 식이다. 정부, 부산시 등 집계 주체마다 관측도 조금씩 다르지만,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부산이 사우디를 꺾을 확률이 절반은 된다"는 게 정부 내의 중론이다.
지난 4월 서울과 부산을 4박 5일 일정으로 찾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평가에서도 부산은 최상위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시설·교통 등 인프라, 치안 상황, 예상 관람객 수, 유치 열기 등을 현장에서 살펴보고 실사단이 작성한 실사 보고서는 지난 20일(현지시간) BIE 총회에서 공개돼 회원국들의 회람을 거쳤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영어로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서 "부산은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입하는 관문이자 대양으로 나아가는 도시"라며 "2030년 부산에서 만나자"고 외쳐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첨단 디지털 기술이 환상적인 교류의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등을 활용한 '첨단 기술 박람회'라는 컨셉도 강조했다.
결선투표 역전승 무게
1차 투표에서 사우디보다 한국이 더 많은 표를 얻을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결선투표에선 이탈리아를 지지하던 유럽 국가의 표를 한국이 흡수해 역전승을 거둘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엑스포 유치전 막판에는 한국과 사우디 사이에서 고심하는 회원국을 상대로 "1차 투표에선 사우디를 찍되, 2차 투표에선 한국을 찍어달라"고 물밑 작업을 하는 방안도 정부 내에서 검토 중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4일 부산에서 엑스포 유치교섭 현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기업·국민이 힘을 모아 야구에서 9회 말 투아웃 대역전극을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정부는 엑스포를 유치할 경우 약 60조원의 경제적 이익와 5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한국이 개최했던 올림픽·월드컵 등 행사와 비교해 최대 5배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낼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유치까지 가장 큰 난관은 사우디의 '오일 머니' 공세다. 여러 대륙을 샅샅이 훑으면서 사실상 돈을 뿌리는 식인데 나중에 다 빚으로 돌아오는 고이율의 차관 형태인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와 대비해 한국은 중·장기적 협력 사업 제시,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등을 앞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