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장관은 이날 ABC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달 안에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회담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두 사람이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미 정부 동료들이 중국으로 가고 중국 관리들이 미국으로 오는 등 더 많은 고위급 접촉과 관여를 볼 것”이라며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지도자 대 지도자의 관여(leader-to-leader engagement)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달 안에 이를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이 직접 양국 정상 회담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예상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미ㆍ중 정상의 과거 2인자 시절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 당시 각각 부통령ㆍ부주석으로 있으면서 그들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며 “이는 기존의 관계이지만 그들이 직접 접촉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을 콕 집어 ‘독재자’라고 지칭한 건 아니지만 시 주석의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반론적으로 ‘독재자들’이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한 셈이 됐다. AF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독재자들과 동일시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블링컨 장관의 방중 성과를 호평하며 “미·중 양국 관계에 진전이 있었다”고 했던 바이든 대통령 입에서 바로 다음날 ‘독재자’ 발언이 나온 것이다.
“中, 北문제 협조 안하면 한·미·일 조치 강화”
이어 “만약 중국이 어떤 이유로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한국, 일본과 함께 우리 자신과 동맹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더 많은 방어 자산을 역내에 배치하고 함께 훈련하는 것을 포함한 이런 조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은 아마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는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할 방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 19일 오후 블링컨 장관 일행을 맞은 시 주석은 상석에 앉아 마치 하급자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해 논란이 됐었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 리콴유공공정책학교 드류 톰슨 수석연구원은 “그 장면은 중국이 다른 강대국들로부터 존엄을 인정받는 세계적 강대국이란 걸 중국 국민들에게 잘 보여줬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번스 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블링컨 장관은 방중 기간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중국인들은 블링컨 장관을 매우 위엄 있게 맞이했다”고 말했다고 NYT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