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나라에선 고양이가 발정기에 아기 울음소리를 내는 등 영적인 동물이라고 여겨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손을 덜 타는 특성 때문인지 요즘은 선호하는 추세다. 고양이는 혼자 두고 여행을 가도 알아서 밥 먹고 대소변을 처리한다. 개는 여행 갈 때 어디에 맡기고 갈지 고민이다. 개는 1만 년 전부터 사람에게 길들었는데, 혼자 살아가기 힘든 비독립적 개체다. 개가 사람과 오래 가족으로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아마 사람 친화 유전자가 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반려동물별로 보호자의 성격이 다른 때가 많다. 고양이 보호자는 깔끔하고 호기심이 많은 성향을 보인다. 진료가 뭔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까다롭게 질문한다. 고양이 보호자는 고양이 전용 진료실을 갖춘 병원을 선호한다. 고양이를 잘 다루는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기 원하기 때문이다. 본인 성격이 깔끔하고 독립적이면 개보다 고양이가 알맞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상대를 고를 때 자신부터 파악하는 게 필요하나 보다.
서강문 서울대 수의대 교수·전 서울대 동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