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US오픈이 열리는 것은 1948년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이후 75년 만이다. 이 골프장은 파 3홀이 5개나 된다. 숫자도 많지만, 전장도 들쭉날쭉하다.
첫 번째 파 3홀인 4번 홀은 전장이 228야드다. 내리막 지형이라 전장에 비해 짧게 느껴진다. 티잉 구역도 여러 곳이라 주로 미들 아이언으로 공략할 수 있다. 그러나 장해물이 많다. 그린 앞쪽에는 건천(乾川) 협곡인 바랑카가 있고, 그린 양쪽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7번 홀은 284야드다. 바로 전 홀인 파4의 6번 홀(330야드)과 전장 차이가 46야드에 불과하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7번 홀을 파 4홀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US오픈에서는 어림도 없다. 이 홀 역시 내리막 지형이다. 앞쪽 티잉 구역을 이용할 경우 실제 전장이 264야드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LA 다운타운을 바라보며 티샷하는 11번 홀은 파3 중 가장 긴 290야드다. 스코어카드에 적힌 거리만 따지면 2007년과 2016년 US오픈이 열렸던 오크몬트 골프장 8번 홀(288야드)보다 길다. US오픈 역사상 가장 긴 파 3홀이다. 일반 골퍼는 드라이버로도 온그린하기 어려운 홀이다. 크고 깊은 벙커가 그린을 대각선으로 가로막는다. 그린에 못 미치는 티샷은 오른쪽 벙커로 굴러 내려간다.
마지막 파3인 15번 홀은 비교적 짧은 124야드다. 핀 위치에 따라 길게는 145야드, 짧으면 75야드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짧다고 해서 쉬운 건 아니다. 그린의 전체적인 형태가 어금니처럼 생겼다. 어금니의 뿌리는 날카롭기 때문에 이런 위치에 핀이 꽂히면 공을 떨어뜨릴 곳이 무척 좁다. 그린에 맞아도 공이 튈 수도 있다. 벙커에 빠지면 에그프라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략하기가 만만찮다. 캐머런 스미스는 “나는 일반적으로 짧은 파 3홀을 좋아하지만, 이 홀은 가장 까다로운 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거리가 긴 7번 홀(284야드)과 11번 홀(290야드)을 승부처로 꼽았다. 그는 “티샷을 3번 우드로 해야 할 것 같다. 맞바람이 강하게 불면 드라이버를 잡아야 할 수도 있다. 이 2개 홀을 어떻게 넘길지가 이번 대회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찰리 호프만은 개막 전 “파 3홀에선 티샷을 잘하면 버디를 노릴 수 있는데 이 골프장에선 아무도 핀을 직접 공격하지 못한다. 모두 그린 앞에 공을 떨어뜨린 뒤 칩샷을 하거나 2퍼트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코스를 리노베이션한 길 한세는 “이 코스의 파 3홀은 특정 선수를 편애하지 않는다. 웨지의 정교함과 3번 우드의 정교함을 모두 테스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