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고위 정부관리가 12일(현지시각)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설탕 수출을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작년에는 비가 잘 내렸는데도 설탕 생산량이 감소했다. 올해는 엘니뇨로 인해 수출을 조기에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인도 정부가 엘니뇨를 ‘위험’으로 인식하고 벌써부터 설탕 생산 감소에 대비한다는 얘기다. 인도는 수출을 위해 할당한 610만t(톤)이 이미 소진되면서 설탕 수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4년 만에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온 엘니뇨(El Nino) 등의 영향으로 세계 식량 시장마저 흔들리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산하 기후예측센터는 최근 “현재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겨울까지 점차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밝혔다. 2019년 11월~2020년 3월에 발생한 이후 약 4년 만에 엘니뇨 귀환이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높게 유지되는 기후 현상을 말한다. 기후예측센터에 따르면, 엘니뇨 감시 구역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0.8도 높은 상태다.
슈퍼 엘니뇨 발달 가능성 “지구 기온 경신할 수도”
엘니뇨 발표에 설탕 가격↑…인도 수출 제한
S&P의 설탕 시장 분석가인 기리쉬침왈은 CNBC와 인터뷰에서 “아시아의 강우량에 따라 설탕 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며 “생산 전망에 대한 엘니뇨 리스크는 가격을 훨씬 더 높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인 인도는 엘니뇨의 여파에 대비하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설탕 수출을 허용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엘니뇨가 강우량을 줄여서 설탕 생산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도는 과거 엘니뇨가 발생할 때마다 극심한 가뭄을 겪어왔다.
인스턴트 커피 원두 가격 역대 최고
엘니뇨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주요 로부스타 재배 지역을 더 뜨겁고 건조하게 하기 때문에 원두 수확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블룸버그는 “비료 비용 상승과 가뭄으로 인해 원두 작물 수확량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커피 시장은 2023~24년에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