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때는 나주의 모습이 서울과 닮아 소경(小京·작은 서울)이라 불리기도 했다. 영산강은 한강을 닮고, 금성산은 북한산을 연상시켜서다. 나주의 금성관(錦城館)은 경복궁을 닮고, 나주 남산은 이름까지 같다.
나주향교도 서울에 있는 성균관과 인연이 깊다. 성균관은 임진왜란 때 화재 피해를 봤다가 나주향교를 모델로 재건됐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촬영한 곳도 나주향교다. 과거 8도(八道)에서 가장 컸던 나주향교는 조선 태종 때인 1407년에 지어졌다.
소경(小京) 나주의 밤 “천년의 시간여행”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선정된 축제장에선 낮과 밤에 걸쳐 옛 문화유산을 체험할 수 있다. 축제의 명칭이 ‘나주문화재 야행(夜行), 가자! 조선의 도시 천년의 시간여행’이 된 배경이다.
밤에 즐기는 ‘8夜’…8개 테마 경험
축제장은 나주의 문화유산과 주변의 문화 콘텐트를 연계한 게 특징이다. 축제 기간 읍성 돌담길 투어를 비롯해 나주읍성 수문장 교대식, 포도대장과 순라꾼 야행, 댄스·버스킹·게릴라콘서트 등이 열린다.
나주목사 내아와 한옥 게스트하우스, 서성문 잔디광장에서는 ‘야숙’ 체험이 가능하다. 나주의 밤하늘을 지붕 삼아 1박 2일 숙박이나 무박 캠핑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과 거리공연, 유·무형 문화재 명인전 등도 볼거리다.
도심역사 복원 프로젝트 완료
나주시는 1980년대부터 진행된 나주읍성 복원사업지에도 다양한 역사적 콘텐트를 접목했다. ‘관찰사 행로’를 비롯한 옛길 복원과 성문 안팎의 경관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나주읍성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긴 타원 형태로 쌓아진 성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원도심의 문화재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는 천년고도 나주의 옛 위상을 살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나주목관아 복원·정비와 야간경관 활성화 등을 통해 나주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흑산도 홍어 집산지…영산포 ‘홍어의 거리’
영산포가 홍어 집산지가 된 것은 과거 흑산도 홍어의 육지 종착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영산강 하구언 공사로 바닷길이 막히기 전까지 홍어 유통로로 번성했다. 흑산도산 홍어가 뱃길로 보름가량 영산포까지 가는 동안 삭혀진 홍어의 맛을 알게 된 게 홍어시장의 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