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캐머러 사령관의 발언은 국내 일각에선 유사시 핵우산 전략 같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자체 핵 무장론을 언급하는 주장에 대한 답변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한·미 군사 동맹의 현장 지휘관이 일각의 ‘서울 포기론’을 직접 반박하면서 미국의 강력한 한반도 방어 의지를 거듭 강조한 말이다.
라캐머러 사령관은 또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의 위협을 우려하며 ‘연합(coalition)’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라캐머러 사령관은 “각 국가는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므로 연합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면서도 “단일 국가 혼자서는 지금의 여러 글로벌 위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한국이 군사적으로 국가 간 연합에서 리더가 돼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라캐머러 사령관은 이를 위해 양자 관계에 집중해온 한·미동맹의 범위를 확장하고, 군사 영역에서도 사이버·우주 등 다양한 작전을 수행한다면 북한뿐 아니라 다른 적대 세력에게도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캐머러 사령관은 새로운 한·미동맹의 모델을 언급하며 “연합과 싸우는 것보다 연합 없이 싸우는 게 더 안 좋다”는 윈스턴 처칠의 어록과 "화살 하나는 쉽게 부러뜨려도 여러 개는 어렵다"는 징키스칸의 격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올해 7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에 대해 라캐머러 사령관은 “70년의 성과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지만 자만하거나 안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맹을 당연시 여겨서도 안 된다”며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오늘 밤 당장이라도 싸울 태세가 돼있다)’이라는 구호, 그리고 장병들의 용맹함만 믿고 있을 수 없다. 철저한 계획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