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곡의 4악장 ‘나폴리 사람들의 일상’에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멜로디가 나온다. 바로 ‘푸니쿨리 푸니쿨라’이다. 이 노래는 루이지 덴차라는 이탈리아 작곡가가 작곡한 것인데, 슈트라우스가 이탈리아를 여행할 당시 나폴리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었다. 이 노래를 나폴리를 대표하는 민요라고 생각한 슈트라우스는 그 선율을 4악장 ‘나폴리 사람들의 일상’에 사용했다.
슈트라우스처럼 나폴리 민요를 나폴리 지방에서 오래 전부터 구전으로 내려온 노래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폴리 민요는 태생이 다르다. 우리가 잘 아는 ‘오! 나의 태양’ ‘산타 루치아’ ‘돌아오라, 소렌토로’ 등은 모두 이 지역에서 열린 노래 경연대회를 통해 세상에 나온 일종의 창작민요이다.
오래 전 베니스에 갔다가 곤돌라 위에서 ‘산타 루치아’를 부르는 한국인 관광객을 본 적이 있다. 한국 사람이 멀리 이탈리아에까지 와서 나폴리 민요를 부르는 걸 보면서 이제는 나폴리 민요가 나폴리를 넘어 전 세계인이 즐겨 부르는 세계인의 민요가 되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진회숙 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