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샛 사형제’ 중 셋째가 우주 미아가 됐다. 누리호를 타고 우주여행을 떠난 형제들 중 ‘말썽꾸러기’ 셋째 다솔이 다른 형제들의 손을 놓친 것이다. 또 다른 큐브위성인 져스택의 ‘JAC’도 아직 우주 미아 신세다. 주탑재위성 1기와의 교신은 성공했지만, 함께 간 큐브위성 7기 중엔 5기의 안부만 확인됐다.
이후 과기부는 이날 오후 8시47분 문자공지를 통해 도요샛 4호기 라온의 위성신호 수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락되지 않던 큐브위성 3기 중 1기에도 연락이 닿은 것이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의 메인미션은 NEXTSAT-2를 목표궤도에 잘 사출하는 것이었다. 목표궤도 사출은 물론, 주탑재위성이 양방향 교신까지 성공함에 따라 누리호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을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에 실어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발사체 우주로
SAR은 빛·구름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밤에도 지상 관측이 가능한 장비로, 관측 폭이 최대 40㎞, 해상도는 5m다. 지상에 있는 차량을 구분할 수 있는 정도다. SAR 관측 영상으로 북극 해빙 변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한국 산림의 생태, 해양오염 탐지 및 해양기상 측정 등의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산 SAR 제품이 위성에 탑재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큐브위성 7기 중 2기 연락 시도 중
그렇다면 도요샛 4기 중 3기만으로 목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은 “도요샛은 4개의 위성을 이용해 횡대·종대·편대 비행을 하도록 설계됐다”며 “편대비행 때 위성이 여러 대 있으면 기능을 더 잘 수행할 수 있고, 우주 날씨를 관측하는 데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최소 2기만으로도 종대·횡대·편대 비행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솔을 찾지 못하더라도, 나머지 형제가 맡았던 임무를 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큐브위성 ‘JAC’도 행방이 묘연하다. JAC은 이번에 탑재된 위성 중 가장 가벼운 4㎏으로, 해상도 4m의 우주용 광학관측 카메라를 통해 영상을 획득할 예정이었다. 조선학 정책관은 “위성 사출 시 작용과 반작용에 따라서 발사체 움직임 정보가 위치 신호(텔레메트리)로 들어오는데 그 정보를 분석 중이다. 시간이 조금 걸린다”며 “신호 수신이 더 빨리 이뤄진다면 (위성 상태를) 조금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루미르의 ‘LUMIR-T1’은 전날 오후 7시 53분, 카이로스페이스의 ‘KSAT3U’는 전날 오후 11시7분 각각 위성신호 수신을 통해 위성의 위치를 확인했다. 10㎏ 무게의 LUMIR-T1는 우주 방사능량을 측정하고, 우주 방사능에 대한 오류 극복 기능을 우주 공간에서 실증하게 된다.
KSAT3U의 무게는 6㎏으로, 한반도 지표면의 편광 데이터를 수집해 기상 현상을 관측한다. 또 위성 고장으로 위성이 계획보다 빨리 궤도에서 이탈하게 될 경우, 대기권에서 위성을 소멸시켜 우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실증하게 된다.
조선학 정책관은 “도요샛은 4기 위성이 동시에 기지국하고 송수신하는 데 약간의 제약이 있다. 시간을 갖고 도요샛의 송신 문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며 “나머지 위성들의 교신 및 임무 수행 등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후 6시 24분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는 18분 58초의 짧고도 긴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초 24일 오후로 발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발사 2시간여를 앞두고 발사 제어컴퓨터와 설비 제어컴퓨터 간 밸브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SW)에 문제가 발생해 한 차례 연기된 끝에 임무를 마무리했다. 누리호는 ‘우주경제’ 시대를 여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국산 민간위성 중 우주로 가려는 ‘손님’이 더 늘어나고, 발사체 산업 생태계가 커질 것으로 기대돼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