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은 미국·중국 갈등 등으로 교역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성장률 유지를 위한 민간 소비 활성화를 주문했다.
한국의 수출주도형 성장도 끝나가는 양상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으로 최근 10년간(2013~2022년) 세계 교역의 연평균 증가율은 3.1%로 금융위기 이전인 1990~2007년(7%)과 비교해 절반 아래로 둔화했다.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같은 기간 12.9%에서 2.8%로 떨어지면서 그보다 훨씬 큰 낙폭을 보였다.
산업연이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2013년 1분기~2023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2.45%로 수출증가율(2.43%)을 소폭 앞질렀다. 2013~2019년으로 범위를 좁히면 둘의 격차는 거의 1%포인트로 더 벌어진다. 경제성장률 6.32%, 수출증가율 13.18%였던 1990~2007년과는 완전히 달라진 수치다. 산업연은 향후 세계 교역 환경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특히 격화되는 미·중 갈등이 세계 경제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경제·교역 침체가 가속할 거란 전망이다.
내부적인 변화 노력도 필수적이다. 수출의 성장 기여도 하락을 보전하기 위한 내수 활성화가 대안으로 꼽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민간 소비 비중은 48.4%로 미국(68.2%), 일본(53.5%), 유럽연합(EU·52.3%)보다 아래였다. 강두용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세계화 종언 이후 한국 경제는 민간 소비와 수출이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나눠 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민간 소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