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수퍼위크 외교' 행보 속 '문화재 반환' 요청 이어간 김건희

중앙일보

입력 2023.05.24 16:49

수정 2023.05.2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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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된 'K-관광 협력단' 출범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김 여사 왼쪽으로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함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끝으로 ‘외교 수퍼위크’를 마무리했다. 17일 서울서 열린 한·캐나다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9일 일본 히로시마를 찾아 G7 및 한·미·일과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고, 귀국 직후엔 21일 한·독일 정상회담, 22일 한·EU 정상회담 등이었다. 윤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서 “외교 수퍼위크라고 부를 만큼, 정말 쉴 틈 없는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보람도 아주 컸다”고 했다.   
 
이런 윤 대통령의 행보에 맞춰 김건희 여사도 전시 기획자의 경험을 살린 ‘문화 외교’ 행보로 윤 대통령을 뒷받침했다. 이부진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호텔신라 사장)의 요청으로 23일엔 K-관광 협력단 출범식에 참석해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명예위원장직을 맡았다. 김 여사는 수락사에서 “한국은 진실로 매력적인 나라이며, 우리 문화의 위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K-관광이 세계인의 버킷리스트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문화와 관광을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국빈방문 기간 보스턴 미술관을 방문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특히 김 여사의 문화 외교 행보에서 자주 언급되는 건 ‘문화재 반환’ 문제다. 때론 민감한 현안일 수 있지만, 기회가 닿을 때마다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21일 한·독 정상회담을 계기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아내인 브리타 에른스트 여사와 만나 “독일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한국 문화재 관련 양국의 공동 출처조사 등 구체적인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에른스트 여사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 반환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협의해 나갈 뜻을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보스턴 미술관을 찾아서도 문화재 반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여사는 보스턴 미술관이 보유한 고려시대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사리’의 반환 논의 재개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는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에 매우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보스턴 미술관 측에선 “유관기관과 필요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수년간 논의조차 중단됐던 사리구의 반환 가능성이 열리게 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인 유코 여사가 지난 7일 친교 일정의 일환으로 서울 은평구 진관사를 방문해 차를 마시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김 여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아내인 기시다 유코 여사의 친분도 주목받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G7 정상회의 기간 유코 여사와 히로시마 시내 오코노미야키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이달 초 기시다 총리 방한 당시 관저 만찬에서 김 여사가 히로시마 오코노미야키에 관심을 표하자, 기시다 여사가 준비한 깜짝 선물이었다. 
 
김 여사의 행보와 관련해 여당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바쁜 일정으로 하지 못한 일들은 여사가 대신한다는 것으로 윤 대통령 지지율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