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2분기 연속 감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38분기 연속 증가해 지난해 3분기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4분기에 이어 큰 폭으로 감소 전환했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높은 금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었고, 지난해 연말 소비 증가 효과가 사라지며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 혜택이 축소돼 판매신용 역시 감소했다”며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이 함께 줄어든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가계대출은 10조3000억원 줄어든 1739조5000억원이다. 3분기 연속 감소이고 전 분기 대비 감소 폭도 역대 최대다. 주택담보대출은 늘었지만 신용대출·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등 기타대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기타대출은 15조6000억원 줄어든 721조6000억원인데, 이 역시 6분기 연속 감소로 2007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폭이다. 연초에 지급된 명절 상여금 등으로 이자가 높은 신용대출부터 갚는 ‘빚 다이어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가계대출 동향에 대해 박 팀장은 “2분기 전체 흐름을 언급하긴 좀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최근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부동산 거래는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2분기에는 가계대출 감소세가 다소 둔화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금융위·금감원에 따르면 실제 주택 거래가 늘면서 4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정책 모기지 포함)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처음 증가(2조4000억원)로 전환했다.
1분기 신용카드 사용액을 포함한 판매신용은 3조4000억원 줄어든 114조4000억원이다. 2020년 4분기(-2000억원) 이후 9분기 만에 처음 감소했다. 다만 박 팀장은 “4월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1분기 월평균보다는 높은 수준이고 대면활동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에도 판매신용이 감소 흐름을 이어갈지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