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사회에서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싶었다. 그러던 중 인터넷을 통해서 ‘서울청년센터(청년센터)’를 알게 됐다. 청년센터에서 최씨는 ‘사회적 관계망 형성’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때 최씨는 ‘저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청년이 서울에만 12만9000여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씨는 청년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게 도와주는 ‘멘탈 케어’ 프로그램을 창업 아이템으로 정했다.
센터는 최씨에게 청년 창업 지원 정책을 안내했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도록 전문가를 소개했다. 그 결과 최씨는 최대 1억원을 받을 수 있는 ‘예비창업패키지’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최씨는 “사회로 돌아갈 굉장한 힘을 얻었다”고 했다.
진로 개발뿐만 아니라 동아리·심리 상담
서울청년센터는 복잡·다양한 청년 정책을 한 데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취업부터 진로·심리상담 등을 하고, 유관기관과 연결해 준다. 2020년 금천·관악구를 시작으로, 올해 문을 연 영등포·양천·도봉구까지 총 15개 센터가 운영 중이다. 청년활동 지원센터는 여러 센터를 총괄하는 콘트롤 타워 기능을 한다.
센터는 청년끼리 어울릴 수 있는 공간과 기회도 제공한다. 노원 센터 ‘뭉쳐라 노원 청년’ 사업은 3인 이상 청년이 모여 동아리를 꾸린다. 그림그리기나 보드게임 등 주제도 다양하다. 청년 ‘마음 병’도 어루만진다. 예를 들어 은평 센터에선 학창 시절 좋지 않았던 기억으로 극단 선택까지 생각했던 한 20대 청년이 찾아왔다고 한다. 센터 관계자와 상담, 또래 청년과 꾸준한 소통 덕분에 현재 그는 정신과 치료를 중단하고 사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청년센터 활동이 서울시 전체로 퍼진 사례도 있다. 동대문 센터는 지난 1월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와 만나 청년 취업·주거 등 법률 지원을 요청했다. 이 만남을 계기로 서울시와 김앤장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센터로 찾아오는 청년들, 매해 늘어나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센터는 각종 청년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라며 “전화번호를 모를 때 114에 물어보는 것처럼 어떤 문제가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청년이 있다면 센터로 오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