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이들 사업이 완공되면 그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 이상의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서울시와 부동산 개발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사업 시행자인 코레일·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용산정비창 부지(49만3000㎡) 개발계획안을 막판 협의하고 있다. 시는 올해 상반기 중 계획안을 확정 짓고 하반기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도시개발구역 지정, 개발 계획 수립까지 끝내겠다는 구상이다.
2007년 8월 시작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높이 665m짜리 초고층 빌딩을 짓는 등 세계적인 복합도시를 만드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추정 사업비가 31조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자금 조달에 제동이 걸렸고, 2013년 사업이 백지화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7월 서울시가 개발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사업에 다시 물꼬가 트이게 됐다. 테크 기업과 연구개발(R&D)·인공지능(AI) 연구소 같은 업무시설과 호텔, 주거단지 6000가구를 짓겠다는 방침이다. 2025년 하반기 착공이 목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초 2006년 세운상가 일대 낡은 건물을 통합 개발하고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 벨트를 만들려고 했지만, 2011년 박원순 전 시장 취임 후 계획이 뒤집혔다. 오 시장은 2021년 11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세운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11년간 중단됐던 상암 DMC 랜드마크 빌딩 개발사업에 대한 족쇄도 풀렸다. 서울시는 다음 달 상암동 F1·F2 용지(3만7262㎡) 매각을 위한 사업자 접수를 한다. 7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중 계약을 맺을 방침이다. 시는 이곳에 첨단복합비즈니스센터 역할을 할 랜드마크 빌딩을 지을 계획이다. 첨탑을 포함하면 최고 640m까지 지을 수 있다. 이대로 지어지면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를 제치고 국내 최고층 건물이 된다.
2009년 현대차그룹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지으려다 무산된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개발도 재개됐다. 지난해 8월 이 공장은 45년 만에 철거됐다. 서울시는 이곳을 글로벌 업무지구로 만들기 위한 국제설계 공모에 돌입했다. 다음 달 초 건축가들을 초청해 현장 설명회를 연다.
서울 강북권에 지역 경제를 이끌 산업지구가 생긴다는 측면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강북에도 강남 코엑스나 롯데타워 같은 랜드마크급 산업단지가 조성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사업이 막대한 돈이 드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사업 일정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사업의 덩어리가 크고 자금도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추후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거나, 서울시장이 바뀌면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