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바꾼 민주 “상임위 코인 거래…이재명 지시로 제소”
감싸기에 “김남국 수호”까지, 열흘 넘게 그들만의 리그
원래 당 차원의 진상 조사 뒤 제소하려 했지만 검찰 수사 등으로 여의치 않아 이 대표 지시로 제소 일정을 앞당겼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입장 변화는 이 대표 등 당 지도부의 ‘늑장 대응’ 논란으로 민심이 돌아서면서 더 버티면 버틸수록 내년 총선을 앞두고 궤멸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쪽이 상식적이다. 여론에 등 떠밀린 이번 제소 결정까지 이 대표의 리더십엔 이미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큰 상처가 났다.
지난 5일 ‘김남국 60억원 코인’ 첫 보도 이후 열흘이 넘도록 당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건 이 대표의 ‘제 식구 감싸기’ 때문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휴일이던 14일 김 의원의 탈당 직후 열린 ‘쇄신 의원총회’가 만회의 기회였지만 민주당과 이 대표는 이마저도 스스로 걷어찼다. 의총에선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김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의총 뒤 발표된 결의문엔 이 내용이 빠졌다. 김남국이란 실명이 ‘개별 의원’으로 대체된 이 결의문을 진보 성향 언론들까지 ‘맹탕’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중앙대 후배이자 원조 측근 모임인 ‘7인회’ 멤버로, 대선 때 수행실장까지 담당했던 김 의원에 대한 이 대표의 감싸기가 이런 맹탕 결의문을 낳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분출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태도는 한 술을 더 떴다.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던 당 소속 청년 정치인들을 “수박”이라고 비판하며 ‘김남국 수호’ 문자폭탄을 사방에 쏟아냈다. 그러나 이 대표나 지도부 차원의 경고나 자제 요청은 역시 없었다.
지난 10여 일간 신세대 젊은이들과 국민들이 표출한 분노와는 대조적으로, 이 대표와 강성 지지층들만 마치 딴 세상에 사는 듯 집단최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만시지탄이지만 민주당의 김 의원 윤리특위 제소는 그나마 다행스럽다. 시간 끌기나 여당 의원과의 형평성 운운하는 물타기 시도로 안 그래도 의심받는 민주당의 진정성이 더 훼손되는 일이 결코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