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모네는 '인생 2막'에서 형과의 격차를 좁혔다. 2010년 은퇴 후 그는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친정팀 라치오에서 유소년을 지도했다. 스트라이커 출신이지만 수비 전술에도 관심이 많았다. 공격과 수비에서 조화를 이룰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2016~17시즌 라치오 1군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능력을 발휘했다. 탄탄한 수비에 당시엔 유럽에서 비주류였던 투톱 공격수 전술을 썼는데, 세 시즌 만인 2018~19시즌에 코파 이탈리아(FA컵) 정상을 차지했다.
2019~20시즌엔 리그 4위에 오르면서 '별들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따냈다. 2021~22시즌부턴 AC밀란, 유벤투스와 더불어 '세리에A 3대장'으로 불리는 강팀 인터밀란 지휘봉을 잡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 형 필리포는 지도자로 연전연패해서 시모네의 활약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필리포는 성적 부진으로 AC밀란, 볼로냐(이탈리아) 등에서 연달아 경질당했다. 현재는 레지나(이탈리아 2부) 사령탑이다.
인터밀란과 AC밀란은 홈구장을 함께 쓰는 밀라노 지역 라이벌이다. 인터밀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는 건 2009~10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인터밀란은 명장 조제 모리뉴(현 AS로마 감독) 감독의 지휘 아래 독일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을 2-0으로 꺾고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컵 애칭)'를 들어 올렸다. 시모네 역시 모리뉴와 견줄 만한 명장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다.
시모네는 이탈리아 축구의 자존심도 세웠다. 인터밀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것은 1964, 1965, 1967, 1972, 2010년에 이어 이번이 6번째다. 우승은 1964년과 1965년, 2010년에 했다. 이탈리아 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사례는 2017년 유벤투스 준우승 이후 올해 인터밀란이 6년 만이다. 유럽의 5대 빅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중 최근 5년 사이에는 이탈리아 팀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한 번도 나가지 못했었다. 최근 5년 사이에 스페인과 잉글랜드 팀이 두 차례씩 우승했고 독일 클럽도 한 번 정상(2019~20시즌 뮌헨)에 올랐다. 프랑스는 파리 생제르맹이 2019~20시즌에 준우승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6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다. 시모네 감독은 "항상 꿈꿨던 무대다.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 결과 대단한 팀을 상대로 대단한 경기를 펼쳤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