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이날 지진이 해저의 역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역단층이란 지각판의 경계에서 한쪽 판이 다른 판 아래로 파고드는 것을 말한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규모로 봤을 때 이번 지진이 본진이고, 앞서 발생한 지진은 전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그간 알려지지 않은 동해시 북쪽 단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지진 발생 지점이 동해 후포단층이나 울릉단층과는 거리가 있어서다. 동해에는 해안과 평행한 후포단층과 울릉단층이 있는데, 이 단층들은 과거 지각운동으로 한반도에서 일본이 떨어져 나가면서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동해에서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한 데 주목한다. 동해 지역의 지각이 약해져 전보다 적은 힘에도 연쇄 지진이 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로 지진이 발생하지 않던 지역이나 깊이에서 지진이 관측되고 있다”며 “연이은 지진으로 해저 단층면이 약해진 상황에서 응력이 많이 남아 있다면, 그 힘이 약화한 단층을 쪼개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저이다 보니 단층 정보가 거의 없어 이번 지진으로 응력이 해소됐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홍 교수는 또 “일본 열도가 떨어져 나가면서 동해에 만들어진 열곡(두 개의 평행한 단층에 둘러싸인 좁고 긴 골짜기)에서 지진이 발생하는데, 이 열곡이 동해안으로부터 60㎞ 안쪽에 위치한다”며 “동해 해저 얕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해 지진해일(쓰나미)이 일어나면 10분 안에 해안가를 덮칠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동해시 인근 해역 지진에 따른 지역 주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해당 지역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24시간 지진 감시·통보체계 가동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가능성은 작지만 더 큰 규모의 지진 발생은 배제할 수 없으므로 유관기관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