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해빙과 함께 반도체 공조 강화될 것 [기시다·홍석현 특별대담]

중앙일보

입력 2023.05.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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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문가들이 본 기시다 총리·홍석현 회장 특별대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대담 내용에 대한 각 분야 일본 전문가의 평가를 들었다. 한국과 일본의 ‘레이더-초계기 갈등’ 당시 방위상을 지낸 이와야 다케시(岩屋毅·65) 중의원 의원, 자민당 외교부회 회장대리인 마쓰카와 루이(松川るい·52) 참의원 의원,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니시노 준야(西野純也·49) 게이오대 교수에게 대담 내용을 들려주고, 그들이 주목한 포인트를 짚어봤다. 더불어 향후 양국 관계의 전망과 일본 내 솔직한 목소리도 들었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

니시노 교수는 “이번 대담을 통해 기시다 총리가 지난 7일 한국에서 했던 과거사 발언이 한국과 조율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과 고민에서 나온 것임을 처음으로 직접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총리가 ‘반성’과 ‘사죄’란 단어를 직접 언급하길 바라는 목소리가 있지만, 기존 문서에 있는 표현을 되풀이하는 것보다 총리가 직접 자기 생각을 정리해 전달한 데 더 가치를 부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니시노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이번 대담에서 “지금처럼 한·일, 한·미·일 협력이 중요한 시기는 없었다”고 한 것과 관련,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과 4월 방미, 5월 기시다 총리의 방한 등 두 달 사이 한·미·일 정상 간에 숨 가쁜 외교 일정이 진행됐던 이유를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담에서 기시다 총리와 홍 회장이 “반도체 분야의 좋은 파트너로 서로의 강점을 존중하며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 것과 관련, “한·일 관계의 해빙과 함께 앞으로 한·미·일이 협력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니시노 교수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문화적 유대 강화를 위해 1980년대부터 진행 중인 ‘에라스무스 프로젝트’(유학 지원 프로그램)와 같은 대규모 인적 교류 프로그램을 한·일이 도입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는 “양국 젊은이들이 더 활발하게 오가며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향후 한·일 관계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