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은 1960년대에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서면서 인디언 포인트 에너지 센터로 이름이 바뀌었다. 70년대엔 2호, 3호 발전기가 들어섰고 이후 60년 동안 뉴욕시 전기 수요의 25%를 공급했다. 그런데 2001년 9·11 테러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여파로 발전소를 폐쇄하자는 여론이 일었다. 원전에 테러, 혹은 사고가 날 경우 인근 주민 2000만 명이 위험해진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일정이 갑작스레 변경됐다. 원전 퇴역작업을 맡은 홀텍 인터내셔널이 5월 초부터 오염수를 방출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하고 나섰다. 오염수 방출의 안전성에 대한 믿음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말이다. 이에 지역 주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정치인들과 환경운동가의 반발에 업체는 결국 한발 물러섰다.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더욱 충실히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인디언 포인트 갈등은 매우 시사적이다. 장시간 검토를 거쳐 원자력 발전소 폐쇄를 합의하고, 또 그 과정을 감시하는 상설기구를 설치했음에도 환경오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핵발전의 혜택을 충분히 누렸지만, 그 처리 방안을 효과적으로 계획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출 계획에 한국 시찰단이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후쿠시마 원전은 미국 인디언 포인트보다 규모가 거의 4배 큰 데다 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폭발사고로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일본 자국민뿐 아니라 주변국의 우려와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기시다 일본 총리가 약속했듯이 과학적인 검증을 통한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이다. 또 이를 통한 상호 신뢰를 쌓아야 한다. 절대 서둘러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