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중국 공산당 기관지 광밍일보의 둥위위(董郁玉) 논설 부주임. 이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각각 간첩 혐의를 적용해 구금한 언론인들이다. '세계 언론 자유의 날'(5월 3일)을 맞아 2일(현지시간) 미 뉴욕 유엔본부에선 최근 전 세계에서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언론인 구금 문제 논의가 활발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언론인들이 진실의 편에 서는 한 전 세계도 그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기자들을 구금하거나 투옥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의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발행인은 “전 세계적으로 독재자들과 그 대열에 합류하기를 희망하는 이들이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검열과 탄압, 언론인에 대한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며 “언론 자유가 침해되면 거의 항상 민주주의에 대한 침식이 뒤따른다”고 우려했다.
미 비영리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 세계에서 각국 정부 당국에 의해 구금된 언론인은 30개국 이상, 36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해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기자도 최소 67명이었다.
중국 광밍일보 논설간부인 둥 부주임은 지난해 2월 대낮에 베이징 도심에서 공안 당국에 끌려간 뒤 1년 넘게 수감 중인 사실이 최근 NYT 보도로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는 세계 각국에서 민·형사상 법정 싸움에 휘말린 기자들의 소송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름하여 '기자 방패(Reporters Shield) 프로그램이다. 미 국제개발처(USAID)의 사만다 파워 처장은 “기자들의 법적 보호를 돕는 다국적 비영리단체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에 최대 900만 달러(약 120억원)의 기초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빠르면 다음 달부터 독립·지역 언론인들을 우선적으로 변호하는 비용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