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반기, 중국 난징(南京)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필수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몇 개월 사이 방문객 수가 크게 늘며 이른바 왕훙(网红) 도시로 급부상했다. 중국의 남방을 대표하는 도시 난징은 어떻게 MZ세대 여행지로 각광받게 됐을까.
난징은 본래 중국 역대 왕조의 수도였던 역사 도시로서 문화유산이 풍부하다. 최근에는 난징의 새로운 명소, 먹을거리와 관련한 키워드가 중국의 SNS를 도배하고 있다. 본래 지니고 있는 난징 고유의 콘텐트에 다채로운 체험을 곁들여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일종의 유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분석한다.
전통 옷 입고 동영상 촬영, 문화 유적 앞에서 인생 샷, 24시간 난징 간식 완전 정복…
난징 친화이(秦淮)구 다싱궁(大行宫) 일대 골목은 난징 여행 필수 코스로 인파가 몰리고 있다. 이곳은 난징 현지 주민들의 생활권으로 ‘숨은 맛집 골목(宝藏小吃街)’이라 불린다. 외지 출신 한 대학생은 난징르바오(南京日报)와의 인터뷰에서 “재래시장과 동네 골목을 거닐다 보면 과거로 타임슬립한 기분이 들고, 난징 사람들의 사투리가 귓가에 들려온다”며 “줄을 서서 현지 음식 하나만 사도 난징에 한층 가까워진 기분이 들고, 이 도시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난징 시가 최근 몇 년 사이 공연, 전시 등 여행과 연계할 수 있는 콘텐트 개발에 대대적인 투자를 한 점도 난징이 급부상한 또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난징에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광저우(广州) 등 주요 대도시의 극장과 극단을 유치하고, 세수 감면 및 지원금 제공 등 정책을 통해 여행 기반 문화 레저 산업의 발전을 촉진했으며, 이로써 여행 수요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친화이구의 경우, ‘1호점 경제(首店经济), 야간 경제(夜间经济), 체험 경제(体验经济)’에 초점을 맞춰 라오쯔하오(老字号, 오래된 전통 브랜드)의 재탄생을 지원하는 한편, 중국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1호점, 플래그십 스토어 등을 유치하는 데 주력했다. ‘사상 최초 공연, 최초 전시, 1호점 상륙’과 같은 이벤트로 MZ세대 중심의 ‘트렌드 경제(潮经济)’를 창출했다.
한편, 5월 1일 노동절(劳动节) 연휴에도 난징 여행의 인기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 철로 그룹(中国国家铁路集团)이 발표한 ‘노동절’ 기간 전국 기차표 판매 현황에 따르면, 난징은 해당 기간 주요 출발 도시와 도착 도시 TOP 10 명단 모두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노동절 연휴 8일(4월 27일-5월 4일)간 난징역을 출발하는 예상 여행객은 252만 6000명으로 관측된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